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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한 장을 쓰는 힘》 저자 안광복 선생님 인터뷰

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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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한 장을 쓰는 힘》 저자 안광복 선생님 인터뷰

24-09-27

이제 날이 좀 선선해지려나 기대가 깊어지는 9월의 오후, 안광복 선생님과 서면 인터뷰를 나누었습니다. 조금 긴 편지 같기도 한 안광복 선생님의 대답들을 읽으며, 글쓰기와 독서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어렵게만 느껴지는 고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PC(정치적 올바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독서하실 때 어떤 도구들을 사용하시는지까지! 안광복 선생님의 《A4 한 장을 쓰는 힘》 비하인드 스토리를 여러분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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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광복 선생님 


Q1. 이 책을 합하면 26권이나 책을 쓰셨어요. 그중에서는 첫 번째 작문서입니다. 작문서를 써야겠다고 결심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글쎄요…. 글쓰기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기보다는,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권유를 받았다고 하는 편이 나을 듯싶어요. 직장인으로 살면서 20년간, 20여 권의 책을 쓰는 경우는 흔치 않아서, 어떻게 이런 결과가 가능했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많았답니다. 그래서 매일 읽고 쓰는 저의 생활 노하우를 알려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생활인으로서 글을 쓰는 저의 일상은 전혀 특별하지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충분히 꾸릴 수 있는 생활 패턴이니까요. 


Q2. 고전 읽기를 설명해주시면서 "인간 정신의 구조를 뿌리부터 밝히려는 칸트의 작업은 최첨단 반도체를 설계하는 일만큼이나 복잡하고 정교하다."라고 말씀해주신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고전이 어려운 이유가 확 이해됐달까요. 고전을 읽을 땐 천천히 여러 번 읽는 게 최고라고 말씀은 해주셨지만, 그 외에 고전을 고르거나 읽을 때 참고할 팁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읽기의 기본은 ‘읽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스포츠 클라이밍 등, 버거워보이는 일도 자신이 하고 싶으면 하게되잖아요? 고전 독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고전에 독서 입맛이 당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읽어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같이 읽어갈 사람들을 모으는 방법이 있어요. 시험이 있으면 공부하게 되듯, 읽어야 할 의무가 주어진다면 고전을 ‘독파’하게 되겠지요. 

하지만 단지 이 수준에서는 평생 꾸준히 고전을 좋아하게 되지는 않아요. 어찌 되었든 ‘강제’일 뿐이니까요. 시험 끝나면 공부에 흥미를 잃는 학생과 별다르지 않은 처지이지요. 고전에 진심으로 끌리고 꾸준히 읽게 되려면, 먼저 고전 한 권을 오롯하게 완독하는 ‘체험’이 중요합니다. 충실하게 묵직한 책 한 권을 끝냈을 때의 지적 충만감과 영혼이 성장한 기분은 고전 한권을 충실하게 끝까지 읽어본 사람만 알아요. 이 체험이 있다면, 비로소 고전과 사랑에 빠지게 된답니다. 그러니 고전 한권을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면 꾸준하게 뚝심있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Q3. 글쓰기에서 PC가 점차 중요해진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PC함에 대한 추구가 표현의 자유에 제약을 준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존 롤스의 철학의 ‘최소 수혜자의 원칙’이 있어요. 이는 어떤 정책을 만들고 행동으로 옮길다고 해보세요. 이때, 새로운 정책으로 가장 손해를 많이 본 사람조차 “마땅히 할 수 밖에 없겠구나.”라고 동의할 정도가 되어야 일이 제대로 굴러갑니다. PC는 그런 역할을 해요. 작가라면 나의 글과 표현으로 누가, 가장 많이 아파할지를 항상 머리에 넣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PC가 표현의 자유를 옥죈다는 말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보다 섬세하게 한다고 보는 편이 맞을 듯싶어요. 


Q4. 선생님이 글을 쓰실 때 꼭 사용하는 도구들, 글쓰기에 필요한 도구들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글쓰기는 매우 외롭고 고된 작업이랍니다. 몇 시간, 아니 온종일 혼자서 궁싯거려야 하는 일이지요. 이때 필기구는 작가에게 벗이 되어주곤 해요. 저는 문구용 자 두 자루를 독서할 때 밑줄 긋는 용도로 10년 넘게 쓰고 있어요. 필기구도 정해진 것만 씁니다. 잉크가 다 떨어지거나 고장이 나면 정중하게 예를 갖추어 다 쓴 필기구를 모아놓은 필통에 함께 넣어줍니다. 외로운 시간을 같이 한 필기구라는 ‘벗’을 대하는 저의 방식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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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광복 선생님의 소지품


 Q5. 이 책을 누가 읽었으면 하시나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꼭 얻었으면 하는 것도 함께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책을 많이 보시는 분들에게 이번 신간은 ‘원 포인트 렛슨(One Point Lesson)’같을 거예요. 오랜 독서가 왜 자신의 글로 영글지 못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풀어드릴 겁니다. 나아가 《A4 한 장을 쓰는 힘》은 책 읽기와 글쓰기에 대한 욕망이 비로소 일기 시작한 분들께도 좋은 책이 될 겁니다. ‘텍스트 힘(Text Hip)’을 넘어 ‘힙(hip)한 영혼’을 갖추려면 어떻게 읽고 쓰는 습관을 갖추어야 하는 지를 들려드리니까요. 

저는 인문교양 분야에서 ‘엔트리(entry) 필자’로 분류되곤 합니다.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내어 인문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겠지요. 아무쪼록 《A4 한 장을 쓰는 힘》을 통해 모든 분이 읽고 쓰는 즐거움의 세계를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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