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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탤지어, 우리는 왜 경험하지 않은 과거를 그리워할까? 저자 인터뷰

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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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탤지어, 우리는 왜 경험하지 않은 과거를 그리워할까? 저자 인터뷰

24-10-25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의 저자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는 영국의 감정사학자입니다. 저자는 노스탤지어의 기원인 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의사들이 노스탤지어를 치명적 질병으로 간주하는 시절까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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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노스탤지어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과는 다르지만 저자는 노스탤지어와 우리의 문화적 관계가 처음 발견된 이후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집단적 노스탤지어는 종종 도덕적 혼란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장기적인 심리적 영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날로그 기술에 대한 사랑을 재발견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최근 일어나는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전에도 이런 노스탤지어는 존재했습니다.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세상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좋던 나쁘던 아직 세상은 망하지 않았죠. 적어도 정치적으로 노스탤지어가 사용되는 일부 사례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매우 근시안적이고 역사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요. 사실이 아닌 과거의 이미지를 투영할 수 있다는 것, 사실 과거는 그러지 않았을 수 있지요. 노스탤지어의 의미와 모든 것을 담은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의 저자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의 인터뷰 지금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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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리가 회상하는 과거, 그 당시에도 사람들은 그 이전 시기를 회상하고 있었다고요.


네 맞아요. 아니면 지금 사는 사람들처럼 현재에 대한 불만이 많은 삶을 살고 있었을 거예요. 요즘 소셜 미디어에서 '전업주부' 현상이 유행하고 있어요. 집에서 밥을 하는 전통적인 주부의 부활, 그렇게 되고 싶다는 분위긴데요. 하지만 문제는 70년 전이나 그 전에는 모든 여성의 삶이 그런식으로(지금 상상하는 전업 주부) 살았다는 생각입니다. 그건 사실이 아니거든요. 그런 삶(집에서 편하게 밥을 하는) 살 수 있었던 사람은 극소수였으니까요. 그래서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현상은 좀 웃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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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Q. 노스탤지어를 부정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특정 정치인들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경우인 것 같아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사람이 그 문구를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듣게 되어 놀란 기억이 있어요. 그들은 결코 찾을 수 없는 것을 요구하고 있더라고요.


그 슬로건의 절대적인 힘이 바로 그것입니다.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해서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을 수 있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하면 ‘다시’가 언제 ‘위대하다’는 뜻인지 구체적이지 않아요. 누구나 이 슬로건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미국이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주체성, 권한 부여, 개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 슬로건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과거를 왜곡해서 그리워하는 것, 이것이 노스탤지어의 가장 큰 부정적인 영향인 것 같아요. 그럼 노스탤지어가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최근 현대 사회를 살펴보면 공공의 영역에서 감정을 회피하려는 사회적, 문화적 경향이 만연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목표 중 하나는 역사가로서 과거는 아주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노스탤지어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노스탤지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과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계속 관심을 갖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뇌과학의 발달은 부정적 평가가 주류였던 노스탤지어의 위상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꿔놓고 있습니다. 뇌스캐닝 연구에 따르면 노스탤지어를 느낄 때 우리는 외로움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줄어든다고 해요. 노스탤지어는 일종의 정서적 갑옷이 될 수 있죠. 노스탤지어가 미래에 대한 낙관적 태도를 키워주고 창의적인 생각을 유도한다는 연구도 있고요.

단일한 형태의 노스탤지어보다는 여러 가지 노스탤지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정확합니다. 노스탤지어는 그저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급진적이고 개혁적일 수 있어요. 반드시 반동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매우 ‘진보적’변화를 간절히 바라는 공동체의 필요성에 부응하는 일 수 있으며, 사람들이 현재와 미래를 지향하는 긍정적 행위를 하게끔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출처: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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