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우리의 삶을 바꾼다 -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24-07-12
인간은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으나, 책을 읽게 된 후에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갑니다. 독서라는 행위는 어떻게 우리의 뇌와 마음을, 그리고 삶을 변화시키는 것일까요?
문해력 위기 시대,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장은수 대표님께서 어크로스 독자들과 함께 매리언 울프의 《프루스트와 오징어》에 담긴 '책 읽는 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읽는 인간'으로 살고자 하는 분들은 주목해주세요.
'읽기'는 굉장히 독특한 현상입니다. 인류는 읽기 능력을 타고나지 않았으나 인류 문명은 '읽기 능력'을 바탕으로 구조화 되었습니다. 읽기와 떨어져 살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책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여가 시간을 보냅니다. 언제 어디서은 정보를 다운받을 수 있고 검색할 수 있고 심지어 연구할수도 있지요.
그렇다면 이런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할까요?
첫째, 책은 우리의 생각을 훈련시키는 도구다.
책은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디지털 시대에 책은 별로 필요 없을지도 몰라요. 책은 우리의 생각을 훈련시키는 도구입니다.
몇 천 년 동안 인류는 책을 가지고 생각하는 기술을 발전시켜왔습니다. 그래서 책을 어떻게 읽어야하고, 어떻게 생각을 확장시킬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그 반대죠. 인터넷의 발달이 길어야 30년인데 그 기간동안 디지털로 사고를 훈련시키는 기술은 책과 비교하면 아주 떨어집니다.유튜브를 가지고 사고를 늘려가는 방법은 아직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은 책을 읽어야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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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책은 나를 숙련된 독자로 만든다.
숙련된 독자는 책을 읽고 타자의 삶으로 연결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춘 독자입니다. 이야기는 타자와 나 사이를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책을 읽고 나면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타인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가?"
"세계는 어떻게 되어야만 하는가?"
책을 읽고 이런 사고까지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면 숙련된 독자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책을 읽는 일은 나를 형성하하는 일이고, 내면을 확장하고 경험을 성숙시키는 수단입니다. 반대로 이런 숙련된 독자가 부족하다면 우리 사회는 화합과 설득의 힘을 잃어버리게 될지 모릅니다.
책을 읽는 일은 디지털 시대에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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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책은 삶을 관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빨리빨리 지나가는 디지털 시대의 정보는 바로 다음에 일어날 일의 단서만 제공합니다. 이렇게 되면 깊은 사고를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생각할 필요가 없거든요. 책은 필연적으로 느린 속도를 가질 수밖에 없고, 우리에게 휴식을 줍니다. 책이 진짜로 인간 삶을 변화시키는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책 속에서 쉴 수 있어요.
천천히 쉬면서 다른 생각을 하고 멀리까지 갔다 옵니다. 멀리서 살펴보는 힘, 관조가 우리 삶에 왜 중요할까요?
우주는 무질서합니다. 인간의 삶도 무질서합니다. 인간도 무질서합니다. 오늘 하루를 생각해보세요. 어떤 연속성이 있나요? 여기엔 질서가 없습니다. 책은 잠시 멈춰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게 하고 우리 삶에 특정한 목적이나 의미를 발견하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이야기로 만들어집니다.
정보를 빠르게 받아드리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잠시 멈춰, 삶을 관조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삶이 풍성해져요. 매리언 울프는 책은 우리에게 초월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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