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의 싸움’을 더 현명하게 해나갈 가이드를 만났다는 느낌
25-02-07
붕어빵 팥앙금만 먹고 나머지는 버리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정말 특이하게 먹는구나... 신기해 하다가, 그리고 얄미워하다가?! 어느새 소보로빵 소보로만, 포켓몬빵 슈크림만 등등 양금만 찾아먹는 저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평소엔 건강하게 먹어왔어요. 두부, 콩, 채소, 우유 위주로 먹는 식으로요. 그런데 달달하고 잘게 자를 필요가 없는 음식(이라기보다는 재료라고 해야겠죠) 앞에서는 ‘비정상적인’ 패턴으로 섭취를 하고 있었던 거죠. 단지 당이 떨어져서... 라고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행동이었습니다. 지금은 고쳤지만 종종 생각해요. 그때 그 행동들은 뭐였을까.
이번에 만든 책 <매직필>에서 제 행동의 이유를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 작가가 오늘날 우리가 왜 이렇게 살이 쪘는지, 운동과 식단을 통한 다이어트는 왜 항상 실패하는지,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으로 등장한 비만약이 정말 유일한 희망인지 질문하는 책인데요. 이 책의 세 번째 챕터 제목이 ‘포만감의 죽음과 부활’입니다. 왜 우리는 스테이크, 감자, 과일 생선 등 자연식품 대신 비스킷 시리얼, 케이크, 요구르트 등 가공식품을 더 선호하게 됐을까. 두 식품 사이 어떤 차이가 있는걸까. 질문하는 챕터인데요.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포만감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설탕, 지방, 탄수화물의 강력한 조합으로 만들어진 가공식품은 음식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다는데... 이 음식들은 우리를 덜 게 만들고, 혈당 스파이크를 만들어내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두가지 단백질과 섬유질 섭취를 부족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포만감을 지우고 끊임없이 먹도록 만든다는 것인데요.
생각해보면 그랬어요. 붕어빵을 먹고 소보로빵을 먹으면 어떻게든 배가 불러왔지만(밀가루라는 탄수화물이 들어가니까) 소보로만, 슈크림만, 팥앙금만 먹으면 배부른 감각이 마비된 거 같았거든요. 이건... 치즈케이크를 먹거나 음료를 마실 때도 마찬가지였던 거 같아요. 정말 맛있다고 느끼면서 한판도 먹을 수 있는 기세였던 게 떠오르고...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부터 비만과 다이어트약까지 이 책 <매직필>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지만 영영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주제를 다루는데요. 저는 우리 모두가 평생 하고 있는 ‘음식과의 싸움’을 더 현명하게 해나갈 가이드를 만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너무 추워진 오늘 저녁은 허한 속을 달래기 위해 삼겹살에 소주를 먹을 예정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