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날 가기 좋은 숲속 도서관 네 곳
25-04-04
“루차 리브로 별채는 풍성한 표정으로 책 속 세계를 한층 더 생생하게 만들어주고
보다 깊게 읽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줍니다.
저희는 산에 맞서는 것은 포기했지만 이곳에서 풀과 나무, 새, 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읽고 배우는 것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오키 미아코, <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63쪽
루차 리브로 전경
루차 리브로 내부
<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의 저자 아오키 미아코는 도시에서 대학도서관 사서로 일하던 중 정신질환을 앓게 되고, 절박한 마음으로 나라현 산촌으로 거처를 옮겨 사설 도서관 ‘루차 리브로’를 개관합니다. 그곳에서 다리를 건너고 숲을 가로질러 찾아와주는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돌보며 살고 있지요. 사진만 봐도 당장 루차 리브로로 달려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분들에게, 대신 가볼 만한 숲속 도서관을 소개합니다.
1. 전주학산숲속시집도서관
사진출처 : 비짓전주
어릴 적 한 번쯤 꿈꾸던 숲속 작은 오두막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외관이 시선을 끄는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이름처럼 시집만 있는 도서관입니다. 내부가 목재로 되어 있어서 숲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이에요. 카페도 없고 화장실도 외부에 있지만 한번 방문한 사람은 그 매력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시인들의 낭독회나 강연회도 종종 열린다고 하니, 때 맞추어 방문하면 더욱 좋은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네요.
■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2가 산81
2. 오동숲속도서관
사진출처: 오동숲속도서관 홈페이지
서울 성북구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으로, 성북구 월곡동 오동공원 내에 있습니다. 산책길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매력적인 도서관이에요. 내부에 카페가 있어서 음료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고요. 도서관 홈페이지의 소개글 대로 ‘자연과 함께 사는 도서관, 일상의 휴식을 제공하는 도서관, 잠시 쉬어가고 싶은 도서관, 머물고 싶은 도서관, 내일을 살아가는 지식과 힘을 재충전하는 도서관’인 것 같네요.
■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13가길 110-10
3. 건지산숲속작은도서관
사진출처: 전주도서관홈페이지
전주 건지산 자락에 자리한 이곳은 편백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답니다. (루차 리브로는 삼나무 숲 속에 자리잡고 있다고 했는데, 둘 다 너무 좋겠어요) 숲속 도서관답게 숲과 자연에 관한 책들이 많이 비치되어 있어서 안팎으로 숲을 느낄 수 있는 도서관이에요. 편백향을 맡으며 즐기는 독서라니,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건지산로 40 건지산숲속작은도서관
4. 매봉산숲속도서관
사진출처: 매봉산숲속도서관
서울 성동구 응봉근린공원 부근에 위치한 매봉산숲속도서관은 절기마다 바뀌는 나뭇잎 색깔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공원에서 산책하다 자연스럽게 들러서 책과 자연을 친구 삼아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볕 좋은 날은 좋은 대로,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은 또 그런 대로 운치를 느낄 수 있는 도서관인 것 같아요.
■ 서울특별시 성동구 매봉길 49-29
매년 4월 12일은 도서관의 날입니다. 도서관 주간에는 여러 도서관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집니다. 도서관이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이유는 단지 책을 읽고 지식을 쌓으라는 뜻이 아니라 책을 통해 더 넓은 세계를 만나고, 타인을 이해하는 마중물로 삼기를 바라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번 도서관 주간에는 가까운 도서관에서 <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를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누군가가 '지금 여기'를 살아내고자 할 때면 깊게 숨을 들이쉴 수 있는 창가로 초대합니다.
심호흡을 하고 나면 이번에는 먼 곳을 바라보며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조금씩 미약하게나마 사회에 영향을 줍니다.
그러한 도서관의 가능성을 산골짜기 작은 장소에서 상상하며, 오늘도 창문으로 손을 뻗습니다.
누군가를 창가로 부르는 이에게도 상쾌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닿기를.
-아오키 미아코, <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2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