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차트 속에 숨은 경제학》
하버드 의대 교수들은 왜 경제학자가 되었을까
200종 출간 기념 이벤트
어크로스X알라딘 기획전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
인간은 왜 경험하지 못한 과거를 그리워하는가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편집 후기
편집자와 원고의 적정 거리
《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
누구나, 언제나, 저마다의 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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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전체 보기도래한 AI시대, '토도수학' 에누마 이수인 대표가 말하는 디지털 교육의 미래
사진 출처: 채널예스 표기식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Enuma)’의 CEO이자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보호자이자 확고한 교육철학으로 교육 현장에 균열을 내고 있는 이수인에게서 발견하는 인사이트.2019년, 총상금 1500만달러의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Global Learning XPRIZE)' 대회의 우승자가 발표되었다. 영국 비영리단체 원빌리언과 함께 공동 우승을 한 팀은 한국의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Enuma)’였다. 에누마는 어떻게 세계가 주목하는 에듀테크 기업이 됐을까.시작은 장애가 있는 자신의 첫째 아이였다. 그 자신의 속도로 학습해야 하는 아이를 위해 이수인 대표는 2012년, 에누마를 창업하고 학습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토도수학’은 전 세계 20개국의 애플 앱스토어에서 교육 부분 1위 앱으로 자리매김한다. 뜻밖에도 이 제품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목표가 변한다. 언어가 달라서, 가정 환경이 달라서 혹은 그밖의 다양한 이유로 교실에서의 속도와 맞지 않는 아이들 모두에게 자신의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이수인 대표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서 ‘모든 아이들’로 시선을 확장시킨다. “아이들은 각자 매우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고 다른 속도로 배운다.”(61쪽)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는 이수인 대표가 자신의 아이와 만나고, 새로운 길을 만들고, 큰 도전을 하고, 더 많은 아이들에게 꼭 맞는 학습을 제공하기 위해 애쓰는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빼곡하게 담은 책이다. 기업 경영서이기도, 스타트업의 도전기이기도, 교육 철학서이기도, 장애 아동을 키우는 보호자의 수기이기도 한 이 책에서 다가올 AI 시대를 살아갈 모두가 의미 있는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심화된 전 세계의 학습 격차Q. ‘에누마’의 씨앗이 싹튼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16년의 시간을 책으로 담으셨어요. 이 시간은 큰 변화의 시간이기도, 성장의 시간이기도 했던 것 같거든요. 그 가운데, 특별히 이수인이라는 한 개인에게는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이 시간을 통해서 저는 인간이 변하는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된 것 같아요. 예전의 저를 다른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16년 동안 많이 바뀌었거든요. 그것이 참 재미있어요. 지난 16년 동안 저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사람, 성장하는 사람,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는데요. 그래서 굉장히 감사한 시간이기도 하죠. 나 좋은 사람이 되었어, 이런 느낌이랄까요.(웃음) Q.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에누마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되었잖아요. 그 점 역시 개인의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을까요? 그렇기도 하지만요. 회사의 목적이 확장되고 나서 느끼고 있는 건 오히려 멀미에 가까워요. 세상이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중이거든요. 갈수록 더 심해요. ‘토도수학’을 만들고 난 뒤에 이것을 아주 어릴 때부터 선행 학습용으로 쓰는 걸 봤어요. 3살, 심지어 2살 아이들도 이것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을 아니까 보호자들이 전보다 훨씬 빨리 선행 학습으로 시작하시더라고요. 저희가 ‘킷킷스쿨’을 시작하고,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대회에 도전을 할 때 전 세계 2억 5천만 명이 문맹이었고요. 그러다 팬데믹 와서 2-3년간 학습 공백이 생기는 바람에 전 세계의 학습 격차가 훨씬 심해졌어요. 문맹인 아이들은 훨씬 더 늘어났죠. 그 와중에 AI의 시대를 사는 아이들은 앞으로 더 빨리 나가고 있거든요. 저는 양쪽에 다 공감하고, 양쪽을 다 고민하려고 노력하는데요. 언제까지 양쪽 세계를 제정신을 차리고 볼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약간 막막할 때가 있긴 해요. Q. “장애가 있는 아이들”(76쪽)에서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77쪽), 나아가 “모든 아이들, 장애가 있는 아이들까지도”(77쪽) 사용할 수 있는 학습 도구로 회사의 목적이 확장되었죠. 그렇기 때문에 해야 할 고민도 훨씬 많아졌을 테고요.멀미가 난다고 표현을 했는데요. 그러니까 저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바라보는 영역을 기초 교육으로 한정했거든요. 왜냐하면 이것은 모든 인간이 결국 언젠가는 통과해야 하는 부분이니까요. 때문에 만들고 있는 것 자체의 난이도가 달라지진 않았는데요. 생각해야 될 것들은 옛날보다 훨씬 더 늘어났죠. 워낙 다양한 사례가 있고, 더 새로운 기술을 요구하는 세상이 있거든요. 또 과거 우리가 ‘이 정도는 배우고, 이 정도의 체계는 갖고 있겠지’라고 생각한 곳의 학교가 무너지거나 시스템이 무너져 버리는 것도 보게 됐고요. 그래서 고민이 많아졌다기보다 이것이 실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매일 깨닫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일단 아이들이 전에 비해 훨씬 빨리 선행을 해요.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공부량이 계속 많아지고 있어요. 저희가 ‘토도수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아이들이 학습지로 문제를 풀었어요. 한 페이지 풀기, 30분 공부하기를 너무 힘들어 했는데요. 태블릿으로, 좋은 프로그램으로 공부를 하면 20-30분에 거의 100개의 문제를 풀 수 있거든요. 옛날보다 빨리 배우는 거예요. 그럼 보호자 분들이 만족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학교에도 가기 전에 영어도 학교 들어간 애들이 배울 만큼, 수학도 학교 가는데 다 배울 만큼, 한글도 그만큼 하는 식으로 꽉꽉 채우기만 해요. 저는 아이들이 괴롭지 않게 하려고, 도와주려고 하는 것인데 공부를 더 채워 넣는 상황을 보면 되게 괴로워요. 게다가 요새는 디지털 리터러시, AI까지도 가르쳐야 하잖아요. 코딩도 물론이고요. 이런 식으로 배워야 될 것이 계속 늘어나요.한편으로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문제 가운데 ‘읽은 글을 믿어도 되는가’라는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UN에서 쓰는 아이들용 기초 학력 시험에 이 문장이 참인지 거짓인지 가리는 문제가 들어왔거든요. 예를 들어 ‘개는 알을 낳는다’ ‘사람은 하늘을 난다’ ‘물고기가 헤엄친다’ 같은 문장을 준 다음 맞는지 틀리는지 말하라는 거예요. 과거에는 읽는 법만 가르치면 됐지만 지금은 달라요. 거짓 뉴스는 물론이고 모바일로 참이나 거짓을 구별할 수 없도록 모든 것이 쏟아지는 상황이니까요. 정보보다 판단이 중요한 시대로 바뀐 거고요. 고차원적인 지적 능력이 없다면 읽는 것 자체가 실은 더 위험한 시대가 되었어요.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이게 정말 끝도 없는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사진 출처: 채널예스 표기식당연히 보호자가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고 싶어할 거라고 한국 사람들은 상상하지만요.굉장히 많은 곳에서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조차도 사회적 합의가 없어요.그런 조건의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것이 현대의 국가가 하는 일이고,그것이 공교육이거든요.디지털의 희망 Q. “학교에서의 모든 경험이 아이가 삶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천천히 이해하게 되었다.”(205쪽)고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맥락에서 “디지털 학습의 존재 의미”(184쪽)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꽤 많이 헷갈려 하고 있는 것이 ‘디지털 기기가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는 말 같아요. 따져보면 디지털 기기를 잘 사용하는 방법 역시 아무도 안 알려줬잖아요. 성인은 디지털 기기를 보면 어디서나 일하게 해주는 기기로 이해하겠죠. 하지만 아이들은 이걸 보면 게임하고 유튜브 보는 등 그냥 소비하는 데 써요. 나쁜 방법으로 쓰거나 피싱을 당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그럼에도 제대로 쓰는 방법을 안 가르쳐주니까 디지털이 아동, 청소년에게 엄청난 악영향을 끼치고 결국은 그들의 삶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는 거거든요.반면 지금의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좋은 디지털을 사용하는 기술이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직업을 갖기도 어렵겠죠. AI를 활용해 증강된 세계 인력과 경쟁하는 부분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요. 이러한 현실 때문에 저희는 학교에 제대로 된 디지털 경험을 보급하려고 해요. 또 이것을 바르게 사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죠. 디지털을 이용해 미래의 직업을 더 잘 준비할 수 있는 사회로 가길 바라는 거예요. 지금도 학습이 어렵고, 보호자가 신경 못 쓰는 아이들은 하루 8시간씩 쓸데없는 비디오 게임을 하는 식으로 끌어내려지고 있거든요. 그런 아이들까지 더 나은 그 디지털을 통해 생산하고 생각하는 인간으로 학교가 바꿔줄 수 있어야 돼요. 이 부분에서 저는 디지털이 많은 것을 개선할 거라고 믿는 사람이니까 사실 희망을 보고 있어요.Q. 지금 가장 집중하는 이슈는 무엇인가요? AIDT라고, 한국의 AI 디지털 교과서가 내년부터 시작될 거예요. 저희도 참여하고 있는데요. 그 사업이 현재는 저희의 가장 커다란 이슈예요. 그것이 옳게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이걸 보고 있는 해외 나라들이 되게 많거든요. 저희가 그동안 관심을 두고 나라들이 결국 디지털 정책에 관심이 있었던 나라들이고, 한국의 AIDT 모델 같은 게 쓸 만한지 지켜보고 있고요. 그래서 만약 한국에서 이 정책이 어느 정도 옳게 펼쳐지면 글로벌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질 거예요.또 하나는 결국 AI예요. AI가 교육의 목적을 바꿔 놓을 거거든요. 기초 교육에서는 그 압력이 줄었지만 여태까지는 한 사람이 시험을 쳐서 몇 점을 받느냐가 중요했잖아요. 그러니까 이 아이의 CPU의 퀄리티를 증명하는 식이었단 말이죠. 회사들은 그 칩을 사다가 회사를 구성하고요. 하지만 그런 식의 프로세스는 AI가 꽤 많이 해 줄 것이기 때문에 다른 역량이 필요해졌어요. 한국도 ‘질문을 잘 하는 것’이 이번 교육 과정에 되게 중요하게 들어왔거든요.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부분도 그렇고요. 한국이 2032년에는 수능을 논술 중심으로 바꿀 거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잖아요. 이런 식으로 사회가 어떤 사람을 만들어낼 건인가에 관한 기준이 바뀌는 중이라서요. 굉장히 신경 써서 교육의 변화를 보고 있어요. 생각보다 변화가 빠르게 올 거예요. 사진 출처 : 에누마 인터뷰 전문 보기 : Click!《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 서점에서 보기!교보 https://bit.ly/3Z8iy6k예스24 https://bit.ly/4e3F4BA알라딘 https://bit.ly/4eb3v0b
노스탤지어, 우리는 왜 경험하지 않은 과거를 그리워할까? 저자 인터뷰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의 저자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는 영국의 감정사학자입니다. 저자는 노스탤지어의 기원인 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의사들이 노스탤지어를 치명적 질병으로 간주하는 시절까지 올라갑니다. 현재의 노스탤지어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과는 다르지만 저자는 노스탤지어와 우리의 문화적 관계가 처음 발견된 이후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집단적 노스탤지어는 종종 도덕적 혼란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장기적인 심리적 영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날로그 기술에 대한 사랑을 재발견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최근 일어나는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전에도 이런 노스탤지어는 존재했습니다.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세상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좋던 나쁘던 아직 세상은 망하지 않았죠. 적어도 정치적으로 노스탤지어가 사용되는 일부 사례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매우 근시안적이고 역사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요. 사실이 아닌 과거의 이미지를 투영할 수 있다는 것, 사실 과거는 그러지 않았을 수 있지요. 노스탤지어의 의미와 모든 것을 담은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의 저자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의 인터뷰 지금 만나보시죠.Q. 우리가 회상하는 과거, 그 당시에도 사람들은 그 이전 시기를 회상하고 있었다고요.네 맞아요. 아니면 지금 사는 사람들처럼 현재에 대한 불만이 많은 삶을 살고 있었을 거예요. 요즘 소셜 미디어에서 '전업주부' 현상이 유행하고 있어요. 집에서 밥을 하는 전통적인 주부의 부활, 그렇게 되고 싶다는 분위긴데요. 하지만 문제는 70년 전이나 그 전에는 모든 여성의 삶이 그런식으로(지금 상상하는 전업 주부) 살았다는 생각입니다. 그건 사실이 아니거든요. 그런 삶(집에서 편하게 밥을 하는) 살 수 있었던 사람은 극소수였으니까요. 그래서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현상은 좀 웃기죠. (연설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Q. 노스탤지어를 부정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특정 정치인들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경우인 것 같아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사람이 그 문구를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듣게 되어 놀란 기억이 있어요. 그들은 결코 찾을 수 없는 것을 요구하고 있더라고요.그 슬로건의 절대적인 힘이 바로 그것입니다.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해서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을 수 있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하면 ‘다시’가 언제 ‘위대하다’는 뜻인지 구체적이지 않아요. 누구나 이 슬로건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미국이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주체성, 권한 부여, 개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 슬로건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Q. 과거를 왜곡해서 그리워하는 것, 이것이 노스탤지어의 가장 큰 부정적인 영향인 것 같아요. 그럼 노스탤지어가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최근 현대 사회를 살펴보면 공공의 영역에서 감정을 회피하려는 사회적, 문화적 경향이 만연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목표 중 하나는 역사가로서 과거는 아주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노스탤지어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노스탤지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과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계속 관심을 갖게 만든다고 생각해요.뇌과학의 발달은 부정적 평가가 주류였던 노스탤지어의 위상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꿔놓고 있습니다. 뇌스캐닝 연구에 따르면 노스탤지어를 느낄 때 우리는 외로움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줄어든다고 해요. 노스탤지어는 일종의 정서적 갑옷이 될 수 있죠. 노스탤지어가 미래에 대한 낙관적 태도를 키워주고 창의적인 생각을 유도한다는 연구도 있고요.단일한 형태의 노스탤지어보다는 여러 가지 노스탤지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정확합니다. 노스탤지어는 그저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급진적이고 개혁적일 수 있어요. 반드시 반동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매우 ‘진보적’변화를 간절히 바라는 공동체의 필요성에 부응하는 일 수 있으며, 사람들이 현재와 미래를 지향하는 긍정적 행위를 하게끔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인터뷰 출처:Click!
"AI 시대, 디지털 교육의 미래를 묻다" 에누마 이수인 대표 초대석 <라디오북클럽 김소영입니다>
"세상이 더 좋아지려면 교육은 무엇을 해야할까?" 교사, 부모, 교육계 종사자라면 아마 늘 생각하는 질문이 아닐까요. AI가 아이들의 세상에 이미 들어왔고, 기술에게 기대하는 것도 있지만 부작용에 겁을 먹게 되고요. 이럴 때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지? 어떻게 가르쳐야 하지?'라는 질문이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을 거 같아요.새로운 시대, 같은 고민이 있는 독자님들이 계시다면 '토도수학' 에누마의 이수인 대표님과 김소영 아나운서의 대화를 들어보시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라디오북클럽 제작진이 함께 읽고 너무 좋다고 찬사를 보낸 책 《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도 함께요. Q. 에듀테크 ’토도수학‘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이야기의 시작은 무려 16년 전에 첫 아이를 출산한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이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요. 저는 게임 개발자였어요. 한국에서 남편과 함께 같이 게임 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남편이 미국에서 박사를 하게 되어서 잠깐 미국에 가게 된 거였어요. '아이가 태어나면 몇년 있다 바로 한국에 돌아와야지'라고 생각을 하고 갔는데 거기서 아이가 장애가 있는 것을 알았어요.제가 매일매일 인큐베이터 옆에 앉아 있으니까 의사들이 말을 걸어주곤 했는데, 한 의사가 "너 무슨 일 했었어?"이러시는 거예요. 그 당시에 제가 할 수 있었던 많은 직업들 중에 장애가 있는 내 아이를 키우는 데에 쓸 수 있는 재능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굉장히 막막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너무 부끄러워하면서 "난 옛날에.. 게임을 만들었어." 이렇게 말했더니 의사가 이렇게 말하고 가는거예요."와 멋지다! 여기 있는 아이들에게 그런 기술이 너무 필요한데!"그 순간 제 인생이 정해진 순간이라고 생각을 해요. 게임 개발자로 일을 했지만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한번도 안 해봤어요. 그 말을 계기로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도 몰라, 나도 해봐야겠어'라고 생각했답니다.건호가 박사과정을 끝낸 후 함께 창업한 에듀테크 회사 에누마 는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고 센다’는 뜻의 영어 단어 ‘이누머레이트’에서 따온 이름이다. 에누마는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도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 제품을 만든다’라는 미션을 따르는 기업이다.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빨리 배우는 아이가 하나도 틀리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느리게 배우는 아이가 실패하거나 실망 하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 또한 우리 제품은 이른 나이에 학습을 해야만 하는 아이들, 교사가 가르치기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 이주 배경을 가졌거나 학교의 교과과정을 소화하지 못하는 아이들처럼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우리가 만든 제품들은 부모와 교사,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시장의 다른 교육 제품에도 영향을 끼쳤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기간에는 전 세계의 기초교육을 개선 하기 위해 개최한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대회’에서 가장 좋은 학습성과를 증명하면서 우승했다.《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 p.7Q. 2011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아동제품 상중 하나인 아동 페어런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디지털앱 부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습니다. 왜 이렇게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보세요, 큰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나요? 일단 전에 제가 제가 아동용 소프트웨어,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볼 때 정말 화가나고 마음이 아팠던 건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제품을 만들지 않은 거예요. 사람들은 게임이라고 만들어 놓으면 다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잘 만들어지지 않은 게임은 굉장히 재미가 없거든요. 근데 교육 쪽에 있는 사람들 중에 게임을 재밌게, 터치를 하면 이 느낌이 좋게, 이 그림이 예쁘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은 교육 제품을 거의 만들지 않았었어요. 당시 우리 제품은 게임을 잘 만들던 사람들이 만들었고, 아끼지 않고 자원을 부었고, 무엇보다 저희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바람에 기존에 제품들이 교육에서 잘못 생각하던 하나를 뒤집었어요. '모르면 실패, 실패하면 다시'라는 기존의 틀을 완전히 뒤집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고 이때 우리가 배운게 그 뒤에 교육 제품들이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대표님은 어떤 것들을 해나가고 싶으세요?2024 교육을 하는 사람들에겐 풀어야하는 문제가 있어요. AI 기술이 아이들의 세상에 들어오고 있고 기술에게 기대하는 것도 있지만 기술의 부작용에 겁을 먹게 되고 (부작용이) 증거로 드러나고 있어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미래엔 오히려 인간이 교육을 받아야하는 이유, 교육을 통해 어떤 아이로 기르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거 같아요. 똑똑한 사람들의 세상에서 'AI와의 경쟁해서 이기게 할까?' 이런 고민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에선 '모든 아이들을 위해 이 기술이 어떻게 쓰여야할까'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요.이 새로운 시대에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려면 수학을 잘 가르치고 영어를 잘 가르치는 것 이상이 필요할 것 같고 그 방법이 어디에 있을지를 찾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열심히 노력을 해야할 거 같아요. (...) 제가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이 일을 시작했을 땐 내가 무엇을 하게 될지 전혀 몰랐거든요. 알았으면 못했을 일도 있고요. 정말 몰랐으니까 엄청 용기있게 일들을 해냈는데요. 지금도 그런 기분을 계속 느껴요. 아이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기술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모른다는 것에서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모르는 것 자체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하나 하다보면 또 많은 기쁨이 앞으로 계속 있지 않을까, 항상 기대하고 있습니다.미래를 몰라서 너무 다행이지 않느냐고, 오래전에 나이 든 의사가 예언하듯이 이야기했다. "아무도 이 아이의 미래를 모른다고! 정말 멋지지 않니?" 그 당시 나는 속으로 남의 일이니까 가볍게 말한다고 투덜댔지만, 되돌아보니 그만큼 현명한 말이 없었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눈 딱 감고 뛰어내리듯 새로운 삶에 뛰어들었다.험한 산을 오르고 계곡을 넘고 매일 생각지도 못했던 기쁨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운다. 앞으로도 그저 우리가 잘하는 일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가르칠 수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이 모든 것들이 그 아이들과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조금이라도 의미 있기를 기도할 뿐이다.《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 p.283
“타인의 세계와 나란히 존재할 수 있다면”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송섬별 번역가의 후기
‘또렷한 기준을 세우고 그에 부합하는 책들을 신중히 선정해 번역하는 번역가.’ ‘자기만의 고유한 시선과 스타일을 지닌 귀한 번역가.’ 송섬별 번역가를 2023년 출판인들이 뽑은 올해의 번역가(〈시사IN〉)로 선정하며 출판인들이 보낸 찬사입니다. 송섬별 번역가. 《페이지보이》, 《눈과 보이지 않는》, 《자미》 번역.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성, 성소수자, 노인,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을 번역해왔던 송섬별 번역가는 책과 관련된 내용을 철저하게 공부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번 책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를 번역할 때도 시각장애인 저자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점자를 공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시각장애인이 아니며 따라서 비당사자인 내가 시각장애를 다룬 책을 읽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을 사용하거나 내게 있는 시력을 덜 활용하면서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눈멂을 탐구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하지만 오디오북을 듣고, 눈을 감은 채 인도를 걷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입체적으로 재현된 미술품을 만지는 등의 활동이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주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죠. 언제든 다시 비시각장애인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었기에 시각장애인의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기도 힘들었고 ‘보이지 않음’에 대한 무용담을 만드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기초 점자를 배우고, 저시력자를 위한 시설물과 영상을 체험하고, 눈으로 글자를 읽는 대신 스마트폰의 보이스오버기능과 음성 인식을 통해 웹사이트를 탐색하는 경험이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주지는 않았다. (…) 무엇보다도,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들 때문에 더 마음이 불편해졌다. 나는 내가 언제든지 눈을 뜰 수 있다는 걸 아는 채로 눈을 감고 무언가를 찾아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그건 비장애인의 세계로 돌아갔을 때 유용하게 쓰일 무용담이나 전리품을 얻으려는 오만함과 구분하기 힘들었다.”그럼에도 송섬별 번역가는 장애에 대한 이해를 넗히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언론사 〈비마이너〉, 〈에이블뉴스〉, 팟캐스트 〈A(ble)의 모든 것〉, 장애에 관한 책 《거기 눈을 심어라》,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 등이 제공하는 정보들을 참고하고, ‘여기는 당연히, 극장’ 등 배리어프리 공연을 하는 창작자들 덕분에 장애를 가진 몸에 대해 조금이라도 상상할 수 있었다고 말하죠.“장벽을 인식하고 만든 공연을 경험하면서, 눈멂을 비롯한 다양한 상태의 몸들이 편안하게 공존할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타인의 세계가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존재할 수 있는 것임을 떠올릴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나의 세계와 타인의 세계가 나란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송섬별 번역가는 긴 여정 끝에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의 저자와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열어젖힌 여정에 많은 분들이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눈먼 자들은 우리의 세계에, 우리도 그들의 세계에 속한다. 그 세계는 하나이므로."_ 앤드루 릴런드,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서점에서 보기교보문고: https://bit.ly/4dXigUr예스24: https://bit.ly/3B0yRYW알라딘: https://bit.ly/3MFzgC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