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와 타협이란 말 뒤에 숨어있는 극단적 소수는 누구인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다시, 리더란 무엇인가》
하버드 케네디스쿨 10년 연속 명강의

《어른의 영향력》
현명한 어른의 피드백은 무엇이 다른가?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최신작
《매직필》

수천 년을 건너온 가깝고도 낯선 신들의 이야기
《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

대화와 타협이란 말 뒤에 숨어있는 극단적 소수는 누구인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다시, 리더란 무엇인가》
하버드 케네디스쿨 10년 연속 명강의

《어른의 영향력》
현명한 어른의 피드백은 무엇이 다른가?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최신작
《매직필》

수천 년을 건너온 가깝고도 낯선 신들의 이야기
《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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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낙원을 마음속에 품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
《정원의 기쁨과 슬픔》은 낙원에서 정원이라는 개념이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정원에서 낙원이라는 개념이 비롯된 것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시작합니다. 페르시아에서 정원을 뜻하던 단어가 훗날 ‘낙원(paradise)’이라는 의미가 되었기 때문이죠.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정원은 낙원의 상징이었고, 낙원을 꿈꾸던 이들은 정원에서 자신의 이상을 구현하려 했습니다. 이 책은 각자의 정원을, 각자의 낙원을 마음속에 품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실낙원》의 작가 존 밀턴은 군주 없는 세상을 꿈꿨지만, 왕정복고가 이루어지면서 그의 꿈은 좌절됩니다. 수 세기 전 이야기지만 공감할 사람이 많을 겁니다. 제 부모님 세대의 사람들은 “우리가 원했던 세상은 이런 게 아니었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젊은 시절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지만 과연 그때로부터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모르겠다는 한탄입니다. 물론 그런 한탄은 한 세대만의 것이 아닙니다. 저도, 제 친구들도, 어렸을 때 이런 세상을 꿈꾸진 않았습니다. 이런 삶, 이런 자신을 꿈꾸지도 않았고요. 누구에게든 각자의 좌절된 낙원이 있을 겁니다.저자 올리비아 랭의 말대로 “우리 대부분은 세상이 너무나 새롭고 놀랄 일이 가득한 어린이의 인식이라는 낙원을” 잃어버리기 마련입니다. 《정원의 기쁨과 슬픔》을 편집하며 사람들이 잃어버린 수많은 낙원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나이를 먹으며 어쩔 수 없이 잃어버린 낙원들도 있겠지만, 파국이 임박한 지금 시대에서는 잃지 않아도 되는 세상들을 잃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세상들은 저 너머의 유토피아가 아니라 당연하게 여겼던 보통의 일상들입니다. “자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음을 깨닫는 슬픔, 사랑하는 대상이 완전히 파괴되고 영영 사라지는 슬픔.” 랭은 사라진 낙원들을 애도하는 동시에 여전히 낙원을 꿈꿀 수밖에 없는 우리의 열망에 대해서도 직시합니다. 그 멈출 수 없는 열망이 예정된 파국을 늦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랭의 절박한 낙관에 어쩔 수 없이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이야기의 숲에서 가장 오래 시간을 견딘 신화가 울창한 나무가 되어 서 있다는 느낌
고백합니다. 대학 시절,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정리한 <변신 이야기>는 교양이라고 생각하며 읽었지만 동양의 신화에는 관심을 가져본 적 없습니다. 졸업 후, 바그너의 오페라를 알려면 북유럽 신화를 알아야 한다기에 북유럽 신화 책은 사두었지만, 동아시아 신화를 다룬 책에는 무지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아시아 신들보다 서유럽 신들이 제게는 훨씬 익숙했습니다. 이러다 사후에 옥황상제가 아니라 제우스를 만나게 될 지경으로요.그래서인지 <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 원고를 처음 읽었을 때, 그 충격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일단 누군가 세상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혼돈이 죽자' 세상이 시작되었다는 발상에 놀랐고, 인간을 창조한 신이 여신인 여와라는 것에 놀랐으며, 벌레가 된 사람들의 나라, 혹은 가슴에 구멍을 가진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나라가 있다는 그 자유롭고 거침없는 상상력에 놀랐어요. 지금은 책의 표지를 가득 채운 응룡, 제강, 승황, 상류가 그저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중국 신화의 매력에 빠진 거죠.무엇보다 편집하며 몇 번에 걸쳐 원고를 다시 읽는데도, 읽을 때마다 원고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당연한 것이더라고요. 신화라는 게 수백 수천 년을 거치며 다시 말해진 이야기들이니까요. 숲 속에 가장 오래된 나무가 우뚝 서 있듯. 이야기의 숲에서 가장 오래 시간을 견딘 신화가 울창한 나무가 되어 서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가오는 주말, 신화가 만들어주는 그늘 아래서 한숨 쉬었다 가는 것은 어떨까요? 마음 깊이 권해봅니다.

‘음식과의 싸움’을 더 현명하게 해나갈 가이드를 만났다는 느낌
붕어빵 팥앙금만 먹고 나머지는 버리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정말 특이하게 먹는구나... 신기해 하다가, 그리고 얄미워하다가?! 어느새 소보로빵 소보로만, 포켓몬빵 슈크림만 등등 양금만 찾아먹는 저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평소엔 건강하게 먹어왔어요. 두부, 콩, 채소, 우유 위주로 먹는 식으로요. 그런데 달달하고 잘게 자를 필요가 없는 음식(이라기보다는 재료라고 해야겠죠) 앞에서는 ‘비정상적인’ 패턴으로 섭취를 하고 있었던 거죠. 단지 당이 떨어져서... 라고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행동이었습니다. 지금은 고쳤지만 종종 생각해요. 그때 그 행동들은 뭐였을까.이번에 만든 책 <매직필>에서 제 행동의 이유를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 작가가 오늘날 우리가 왜 이렇게 살이 쪘는지, 운동과 식단을 통한 다이어트는 왜 항상 실패하는지,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으로 등장한 비만약이 정말 유일한 희망인지 질문하는 책인데요. 이 책의 세 번째 챕터 제목이 ‘포만감의 죽음과 부활’입니다. 왜 우리는 스테이크, 감자, 과일 생선 등 자연식품 대신 비스킷 시리얼, 케이크, 요구르트 등 가공식품을 더 선호하게 됐을까. 두 식품 사이 어떤 차이가 있는걸까. 질문하는 챕터인데요.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포만감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설탕, 지방, 탄수화물의 강력한 조합으로 만들어진 가공식품은 음식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다는데... 이 음식들은 우리를 덜 게 만들고, 혈당 스파이크를 만들어내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두가지 단백질과 섬유질 섭취를 부족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포만감을 지우고 끊임없이 먹도록 만든다는 것인데요.생각해보면 그랬어요. 붕어빵을 먹고 소보로빵을 먹으면 어떻게든 배가 불러왔지만(밀가루라는 탄수화물이 들어가니까) 소보로만, 슈크림만, 팥앙금만 먹으면 배부른 감각이 마비된 거 같았거든요. 이건... 치즈케이크를 먹거나 음료를 마실 때도 마찬가지였던 거 같아요. 정말 맛있다고 느끼면서 한판도 먹을 수 있는 기세였던 게 떠오르고...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부터 비만과 다이어트약까지 이 책 <매직필>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지만 영영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주제를 다루는데요. 저는 우리 모두가 평생 하고 있는 ‘음식과의 싸움’을 더 현명하게 해나갈 가이드를 만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너무 추워진 오늘 저녁은 허한 속을 달래기 위해 삼겹살에 소주를 먹을 예정이지만요.

이런 책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어떻게 과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편집 후기 ”편집자님, 우주선 교수님이 태백으로 답사 가신다는데 같이 가실래요?“재작년 시월의 어느 날 《어떻게 과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의 저자인 이윤종 작가님으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어요. 마침 한글날이어서 쉴 궁리만 하고 있던 저는 내심 망설였지만, 내 인생에 언제 지질학자의 현장 답사에 동행할 일이 있을까 싶어서 냉큼 작가님을 따라나섰습니다.서울에 사는 작가님과 인천에 사는 제가 새벽 6시에 성남 시청 앞에서 만나, 강원도 태백으로 출발했습니다. 휴게소에서는 이 책을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함께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막히는 고속도로에서는 방송 작가로서 오랜 경력을 쌓은 직업인 선배이기도 한 작가님께 일하면서 겪는 고충에 대한 상담도 하고, 그러다 보니 강원도가 금방이더라고요. 태백에 도착해서는 교수님을 따라 나뭇가지를 헤치고, 바위를 오르면서 지층이 잘 보이는 스팟들을 찾아 이동했습니다. 작가님은 열심히 교수님의 설명을 경청하며 궁금한 것들을 물으시고, 저는 그 모습을 핸드폰에 담으면서 ’와 이 이야기들이 존재하는 순간 여기 있어서 참 좋다‘ 싶더라고요. 지질학자는 저 말 없는 돌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돌이 보여주는 지구의 역사는 무슨 의미일까, 두 분의 대화 속에는 지질학에 대한 전문용어와 세상에 대한 근원적 질문 그리고 자기 일을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지한 태도와 건강한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다시 출근해서 책상 앞에 앉을 땐 저도 왠지 조금 더 뜨거운 마음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게 되었어요.《어떻게 과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에는 제각각의 영역에서 분투하는 여덟 명의 과학자와 나눈 밀도 높은 대화를 담았습니다. 지식을 전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입니다. 과학자들에게는 각자의 가슴에 품고 있는 자신만의 질문이 있고,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과학을 통해 어떻게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는 동시에 우리의 사고방식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이런 과학을, 이런 과학자를, 이런 책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