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덕들이 인정한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
《질문으로 시작하는 세계사 공부1》 김태수 인터뷰
《다시, 리더란 무엇인가》
하버드 케네디스쿨 10년 연속 명강의
《어른의 영향력》
현명한 어른의 피드백은 무엇이 다른가?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편집 후기
편집자와 원고의 적정 거리
역사학 박사 유튜버 ‘함께하는 세계사’ 김태수의 질문24
《질문으로 시작하는 세계사 수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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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시작하는 세계사 수업1》
이야기
전체 보기냉소가 아닌 다정의 시간이 돌아오길 바라며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편집 후기김민섭 작가의 신간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를 편집하는 내내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이 책에는 2010년대 중후반부터 2024년까지, 김민섭 작가의 삶과 성찰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그 시기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한창 직장생활을 하기까지의 시기와 일치합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사회의 쓴맛을 알고, 그 쓴맛이 달게 느껴지기까지의 시간인 것이죠. 실제로 취업을 준비하던 시기에 김민섭 작가의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와 《대리사회》를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있는 그대로의 차가운 현실을 그려내지만, 그 안에서 유머와 낙관을 잃지 않았던 작가의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작가와 고민상담을 하고 싶었습니다.다정한 김민섭 작가개인적으로도 많은 일이 있던 시기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그 시간 동안 있었던 사회적 사건들이겠죠. 세월호 참사, 세대 갈등, 젠트리피케이션, 비정규직 확대, 계급이 된 아파트, 암호화폐 열풍 등 이미 우리가 온몸으로 겪은 사건들이 이 책에서도 다뤄집니다. 개인적으로 이 시간을 거치면서 많이 냉소적으로 변했어요. 세상에 절대적으로 믿어야 할 가치는 아무것도 없고, 이기고 지고, 벌거나 잃는 등의 결과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김민섭 작가는 이 시간을 거치면서 ‘다정함’에 대한 믿음이 더욱 단단해지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가치가 끝없이 추락하는 세상에서 우리를 인간이게끔 하는 건 결국 ‘다정한 선택’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모르는 이의 굶주림에 손을 내미는 건 인공지능이 하지 않는 비합리적 선택이지만, 바로 그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김민섭 작가는 말합니다. 다음 세대에서는 다정함이 지능의 영역이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이면서요.이제 합리적인 답을 빨리해주는 건 기계들이 더 잘할 것이다. AI와 그걸 기반으로 한 무언가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 다음 세대들에겐 그러한 일이 더 심화될 게 분명하다. 그러면 사람은 어떻게 사람의 가치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사람은 사람만의 선택을 할 수 있기에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건 정확히 ‘다정한 선택’이다.2024년 12월, 우리는 어느 때보다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을 많이 접했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아직 남의 일을 자기 일처럼 아파하고 고민하는 다정함이 남아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남태령에 모여 농민과 함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고, 또 한 번의 참사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습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갈망하는 길이자 가야 할 길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따뜻한 감정이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어쩐지 슬픈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2025년,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가 긴 겨울의 끝을 알리는 작은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서점에서 보기 교보문고 https://bit.ly/3C4mRq6예스24 https://bit.ly/40kLo2D알라딘 https://bit.ly/3W3BAIG
김민섭 저자 인터뷰 “다정함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든다고 믿어요”
《대리사회》,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로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해온 작가 김민섭이 ‘다정함’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무례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선한 연결에 대하여』는 김민섭이 각자도생의 한국 사회를 작가, 대리운전 기사, 동네서점 주인, 출판사 대표 등 다양한 정체성으로 살아내며 빚은 성찰과 그 안에서 만든 작은 기적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Q. 지난 몇 년간 쓴 글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서 나왔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감사하고 기쁩니다. 저의 글과 삶을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계속 쓰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Q. 이 책의 제목은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이고, 내용 역시 ‘다정’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요. 선생님이 생각하는 다정의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나와 관계가 없는 타인들에게서 나를 발견하고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상상하는 일입니다. 자신의 가족, 애인, 친구에게 자신의 정을 주는 건 쉽고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르는 사람의 재난을 보며 슬퍼합니다. 내가 저기에 있었다면, 내가 사랑하는 그들이 저러한 처지가 되었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동정을 기반으로 나와 닮은 사람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일. 그러한 다정함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든다고 믿고 있습니다.Q. 이 책에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요. 선생님 스스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저는 2014년 이후 카드 결제 서명을 할 때마다 추모 리본을 그리고 있습니다. 수천 번의 서명을 반복해 나가는 동안 언젠가부터는 그저 습관이 되었지만, 그렇게 전송된 일상의 세월들이 저라는 사람의 태도를 만들어냈음을, 저는 압니다. 저의 서명을 보고 그게 무슨 의미인지 가볍게 물었던 친구와 가게의 점원이 자신들도 그러한 세월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던 그 순간은,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입니다. 거창한 선행이 아니라 다정한 일상이 한 개인의 다정한 태도를 만듭니다.Q. 몇 년의 시간을 다룬 책인 만큼, 책에서 선생님이 정말 다양한 정체성으로 등장해요. 작가, 대학 시간강사, 대리운전 기사, 맥도날드 직원, 서점 주인, 출판사 대표 등등. 이렇게 다양한 정체성을 거쳐오면서, ‘나는 어떤 사람이구나’ 혹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셨었나요? 몇 년 전만 해도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도시에서 남들 하는 일을 하며 높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그게 잘 사는 삶이라고. 특히 대학에서 공부할 때는 교수가 되지 않으면 나의 삶은 망한 것이라고 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삶은 늘 스스로를 갉아먹고 망가뜨렸습니다.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단단한 태도를 가지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은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인생의 의미란 스스로 옳다고 믿는 일을 행하는 데서 나옵니다. 그러한 삶은 결과와 관계없이 선택과 동시에 이미 행복해진다는 것을, 몇 년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이를테면 맥도날드에서 일하든 대리운전을 하든 그 무엇을 하든, 그건 중요치 않습니다. 다만 스스로 선택하고 그 길을 걸어가는 삶이라는 것은 매일매일 그를 어딘가에 다다르게 만들며 새롭게 나아가게 합니다. 저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기보다는 내가 옳다고 믿는 일을 행하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그 길의 끝엔 나도 모르던 내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삶의 처지와 환경이 어떠하든 내가 걷는 진흙 길에서 작은 들꽃을 발견하고 웃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Q. 자녀들이 있고, 학교 강연을 자주 다니시는 만큼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해요. 지금 한국 사회의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학교 강연에 가면 이기적인 고민을 많이 하라고 말합니다. 진로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고도 덧붙입니다. 저도 중고등학생 시절에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 직업의 연봉은 얼마인지 전망은 어떠한지 정년보장은 되는 일인지 등등.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기에 이기적인 선택을 고민하지만 이타적인 결과를 함께 고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93년생 김민섭 씨가 “제가 디자인을 공부했으니까, 환경학을 더 공부해서,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건물을 디자인해 보고 싶어요.”라고 했던 것처럼. 이기적인 고민만 한 진로는 너희의 부모님만 응원하겠지만 이타적인 고민이 더해진 진로는 온 세상이 너희를 응원할 것이라고 만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이타적으로만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기심으로 기반으로 한 이타심은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한 방식의 다정함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다정한 선택은 끝내 잘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Q. ‘작가 김민섭’으로서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쓰는 삶이 저의 사는 삶을 추동하면 좋겠습니다. 말하자면, 글을 쓰며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정확히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Q. 서점 ‘당신의 강릉’을 운영하고 계신데요. 서점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책을 읽을 분들이 찾아올 때면 기쁩니다. 찾아와 주시는 당신들을 만나고파서 외부 일정이 없는 날은 서점에 머물고 있습니다. 일요일 오전에 오시면 그날은 저 혼자 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가 커피를 내려드립니다. 맛없을 텐데도 맛있다고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고 죄송합니다.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제가 운영하는 비영리법인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와 함께, 서점을 찾은 모든 청소년들에게 그날 초대한 작가의 책을 무료로 나누어 주는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찾아와 작가를 만나고 서명을 받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모습은, 제가 보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하고 싶은 다정한 일들을 다해 보고 싶어서 연 서점입니다. 물론 당장 모든 걸 할 순 없고 조금씩 나은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언젠가 저의 글을 읽은 당신이 저를 찾아오시면 반갑게 맞이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서점에서 보기교보문고 https://bit.ly/3C4mRq6예스24 https://bit.ly/40kLo2D알라딘 https://bit.ly/3W3BAIG
뇌과학자 정재승, 교보아트스페이스 「실망하는 자의 믿음」 전시
한 해의 시작! 특별한 전시를 찾고 계신다면,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개최하는 「실망하는 자의 믿음」 어떠세요? 출처 : 교보아트스페이스(https://www.instagram.com/p/DDeCQ_vJKkr) 교보아트스페이스는 12월 12일부터 2025년 2월 2일까지 「실망하는 자의 믿음」 전시를 개최합니다. 「실망하는 자의 믿음」은 한해의 끝에 ’지금의 실망과 미래에 성취할 믿음‘이라는 기복신앙과 같은 위로를 찾아가는 전시입니다. 실망하는 자는 결국 무언가를 ’믿고 싶은 자‘이죠. 말하자면, 실망스러운 세상이 더욱 공정해 지는 미래를 믿고 싶거나, 실망스러운 습관들을 털어낼거라 믿고 싶거나, 실망스러운 건강 상태를 좋은 상태로 돌려놓겠다는 믿음. 우리는 대부분 실망하는 하루를 보내는 순간조차 믿고 싶은 것들을 꿈꾸는 나약한 존재들입니다. 한 해의 끝과 새해의 시작이 겹쳐지는 시기에, 작가들의 글과 그림을 통해 그러한 실망과 믿음이라는 근원적 태도들을 생각해 봅니다.「실망하는 자의 믿음」은 그림을 그리는 ’김혜원, 박주애, 정아롱‘과 글을 쓰는 ’김용택 시인, 김주환 커뮤니케이션학자, 박연준 시인, 서동욱 시인/철학자, 정재승 뇌과학자‘가 참여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김혜원, 박주애, 정아롱‘ 작가는 작업의 과정 안에서 감각적으로 경험한 실망과 믿음에 대한 고찰을 작가 노트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무엇을 그릴지 정하지 않은 상태로 빈 캔버스를 마주하면 나는 아무것도 그릴 수가 없다.“(김혜원), ”인간의 울음을 닮은 조각난 신체는 우연히 발견된 우리의 생과 닮아 있다.“(박주애), ”아직은 파악할 수 없는, 예측불가능한 세계 안에서 인간은 불안을 극복하고 희망적인 미래를 기원하며 마법으로 세계를 다스렸다.“(정아롱)글을 쓰는 ‘김용택, 김주환, 박연준, 서동욱, 정재승’ 5명의 작가들은 ‘실망과 믿음’에 대한 글을, 마치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듯 완성해 주었습니다. 에세이처럼 읽히면서, 작가들의 한 해를 어렴풋이 알게 되는 다섯 편의 글들을 읽다 보면, 그들의 삶이 우리들의 삶과 연결되었거나 닮아있는 지점들을 느끼게 됩니다.출처 : 교보아트스페이스(https://www.instagram.com/p/DDeCQ_vJKkr) 전시장 한쪽에는 관객들이 자신만의 시간표를 그려볼 수 있는 ‘믿고 싶은 자’의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시간을 쏟고 싶은 일들, 사랑을 담고 싶은 것들을 떠올리며 작은 바람들을 적어보며, 의미 있는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출처 : 교보아트스페이스(https://www.instagram.com/p/DDeCQ_vJKkr)예술과 글이 어우러진 작품들 중에서, 특히 마음에 남은 《열두 발자국》 저자 정재승 선생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제목: 실망, 그게 뭐라고실망은 일상다반사동물에게 있어 실망은 다반사다. 벌어진 상황, 얻어진 결과가 기대만 못 할 때 실망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생존을 위해 뇌는 항상 다음 상황을 예측하는데, 세상은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기대를 저버리는 경우는 항상 벌어진다. 거의 일상이다. 예측 정확도 높이기실망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복기의 시간’이다. 시간을 거꾸로 돌려 내게 주어졌던 선택지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때의 정보만으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법을 배우고 익힌다. 재수가 없었다고 여기며 운을 탓한다면 배우는 게 없을 것이고, 상황 탓, 남 탓만 한다면 복기의 시간은 무익할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 세상에 무리한 기대를 하지 않는 것, 타인의 마음이 내 맘 같을 거라 넘겨짚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다. 행복은 기대감이다. 기대는 실망도 만들지만 행복도 만든다. 행복은 열매를 따서가 아니라 열매를 딸 것 같은 ‘수확의 기대감’에서 온다. 그와의 데이트를 기다리는 시간이 즐겁고, 레스토랑에서 마지막 코스를 향해 달려가는 시간이 즐겁고, 생각지도 못하게 길에서 주운 5만 원이 기쁘다. 근사한 결과를 기대하는 동안 즐겁고, 기대보다 큰 것을 얻을 때 행복하다. 딱 기대한 만큼만 얻는 건 기쁘지 않고, 기대보다 적게 얻으면 실망한다. 행복도 실망도, 창업도 폐업도, 우정도 절교도, 모두 ‘예측과 기대’에서 비롯된다. 기대가 있을 때, 행복도 창업도 우정도, 아니 무슨 일이든 시작된다. 예측 불가능성을 즐겨라 언제부터인가, 나는 삶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았다. 덤덤하게 미래를 직면하고, 기대 없이 타인을 대하고, 그저 다음에 벌어질 변화무쌍한 세상을 즐긴다. 오히려 예측대로 되지 않을 때, ”뭔가 흥미로운 일이 시작되겠는걸?“ 하면서 눈을 반짝인다. 과학도 가설대로 결과가 나오면 별로 흥미롭지 않다. 내가 세운 가설과 다른 결과를 얻게 되면, 그때부터 뭔가 엄청난 발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설렘이 시작된다. 빤히 정해진 미래가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미래를 더 기다린다. 인생은 반전으로 가득 찬 소설이니까. 연극 같은 일상, 벙개 같은 만남실망을 피하기 위해 조바심을 느끼지 않도록, 예측과 계획의 무게감을 삶에서 조금씩 내려놓으려 한다. 빽빽한 일정의 관광지 여행보다 처음 가보는 낯선 탐험 같은 여행을 즐긴다. 언제든 리모컨 버튼만 누르면 똑같이 시작되는 드라마보다, 배우가 실수할지도 모르는 연극이 점점 좋아진다. 늘 함께하는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보다 낯선 도시에서의 벙개가 더 가슴 떨린다. 기대만 못 해도, 우리에겐 내일, 또 다른 만남, 어제를 만회할 새로운 무대가 있지 않은가! 탐험가의 마음으로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세상은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며, 타인의 마음은 종잡을 수 없다. 그럴 수 있을 거라 무리하게 기대하지 말자. 그래서 얻게 되는 실망은 오롯이 내 탓이다. 그저 덤덤하게 세상을 직면하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호기심 어린 눈으로 탐험가의 마음으로 대처해보자. 인생은 운동장 트랙을 도는 게 아니라, 낯선 정글을 헤쳐나가는 여정이니까. 다시 튀어 오른다 우리가 해야 할 실망은 세상을 향해서가 아니라 가끔 나를 향할 때 유용하다. 주저하고 망설였던 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생각만 했던 나, 100년도 못 살 거면서 영겁의 기회가 있을 거라 믿으며 미루었던 나, 실망이 두려워 차마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못난 놈 '나'에 대해서 말이다. 실망은 오로지 그것에 휘둘리지 않고 회복탄성력의 용수철을 장착한 오뚜기 같은 마음으로 뭐든 다시 시작할 때 사그라진다. 다시 신발 끈을 묶자. 실망, 그게 뭐라고. - 정재승(뇌과학자, 《열두 발자국》 저자)
어크로스, 언론사 선정 '2024 올해의 책'
연말이면 기다려지는 올해의 책 소식!✨경향신문, 문화일보, 매일경제 등 국내 언론사 선정 '2024 올해의 책'에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2종이 선정되었습니다.깊이 있는 이야기와 공감 가득한 메시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두 권의 책을 독자님들께 소개합니다.1.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 경향신문, 문화일보 선정"미국 민주주의의 제도적 취약성을 분석한 책이다. 하버드대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공화당의 책임을 추궁한다. 공화당은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흑인에게 투표권을 주는 시민권법과 투표권법 개혁안 통과를 주도한 중도우파 정당이었으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이후 ‘백인의 분노’를 동력으로 삼는 급진적 우파 색채가 강해졌다.애초 다수 횡포를 견제하기 위해 마련된 미국의 헌법은 극단적 소수의 지배를 허용하는 역설적 결과를 낳고 있다. 저자들은 유권자 투표에서 져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간접선거 방식, 주별 인구 차이를 반영하지 않는 상원 의석 배분, 연방대법관 임명권을 지닌 대통령의 정치 성향에 따라 연방대법원의 진보 대 보수 구도가 흔들리는 상황 등 미국 헌법의 결함을 상세하게 살핀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지만 미국에서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한국과는 꽤 다른 미국 정치 제도를 이해하는 데 도음이 되는 책이다."출처 : 경향신문 「2024 올해의 책 노벨문학상·텍스트힙 삼킨 계엄···책에서 희망과 위안을 찾았다」‘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두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의 신작은 많은 독자가 출간을 기다려왔다. 전작을 통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중심으로 현대 민주주의의 한계를 짚어냈던 이들은 그로부터 6년 후, 이번엔 2021년 트럼프의 낙선 이후 파괴된 민주주의에 대한 경고를 날렸다.책은 2021년 1월 6일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가 감행한 국회의사당 습격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저자들은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권력이 평화롭게 한 정당에서 다른 정당으로 이양된 최초 사례가 미국이라는 아이러니를 짚으며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 갈등의 배경에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짚어낸다. 책에 따르면 민주주의에서 잡음 없이 패배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앞으로 다시 승리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고 여겨질 때, 그리고 권력 이양이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트럼프의 재당선으로 또 한 번의 정권 교체를 앞둔 지금 민주주의는 시험대에 올랐고 책을 읽어볼 또 하나의 이유가 추가됐다.출처 : 문화일보 「민주주의 위기·약자 목소리 고찰… ‘10권의 통찰’ 우리 사회를 말하다[북리뷰팀이 선정한 ‘올해의 책’]」 2.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 매일경제 선정'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라는 책을 읽다 보면 호르몬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이 보인다. 콩류와 고기가 주를 이루는 식단을 피하고 호르몬 교란 물질로 알려진 플라스틱과 화장품·페인트·살충제 과다 사용을 멀리해야 한다. 우리가 매일 입는 옷도 호르몬을 교란하고 피부병이나 천식, 심지어 암까지 유발하는 독성 물질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출처 : 매일경제 「앞이 캄캄한 세상 … 우리는 책숲으로 달려갔다」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더 알아보기교보문고 / 예스24 / 알라딘《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더 알아보기교보문고 / 예스24 / 알라딘올 한 해도 어크로스의 책을 아껴주시고 함께해 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