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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가장 사랑받은 어크로스의 책 5권

거리가 반짝반짝- 벌써 곳곳에서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네요✨책을 사랑하는 독자님들이라면 이맘때쯤이면 올 한해 읽었던 책을 들춰보는 재미를 놓치지 않으실텐데요. 이 기회에 2024년 독자님들이 많이 좋아해주셨던 어크로스 책도 소개합니다.1.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세상이 팍팍하다고 느낄 때면 아름다운 이야기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혹시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께 문화를 만드는 종, 인간이 쌓아온 인류 문명의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이동진 평론가도 강력 추천한 최고의 역사책!"항상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니며 아름답게 그려서도 안 되지만 이것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이야기다. 문화를 만드는 종으로서 인간의 역사, 바로 우리의 이야기다."2. 《프랭클린 익스프레스》 반짝이는 연말의 풍경을 바라보다 문득 올해 나는 어떻게 살아왔나 돌아보게 되네요. 인생이라는 길고 지루한 싸움 속에서 유일하게 의미 있는 것은 의미를 찾아내는 일이 아닐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삶의 비밀을 찾아보는 걸테고요. 누구를 따라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저자 에릭 와이너의 선택을 추천할게요-"어느날 인생이 내게 물었다, 잘 살고 있느냐고"3.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각종 예측을 뒤집고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된 미국의 민주주의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2018년부터 꾸준히 트럼프가 왜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지, 그럼에도 트럼프가 승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한 하버드대 정치학자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극단적인 소수가 상식적인 다수를 지배할 수 있는지 궁금한 분들은 올해가 가기 전 현대 민주주의 체제를 해부한 이 책을 주목해주세요."그러나 정치적 소수가 ‘계속해서’ 거대 다수를 이기거나 정책을 강요하는 것, 나아가 그 시스템을 이용해서 자신의 우위를 굳건하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 그곳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소수가 지배하는 세상이다."4. 《친애하는 슐츠 씨》 세상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그럴 땐 절망에, 혐오에 지지말고 희망의 이야기를 읽어볼까요. 예를 들면 오래된 편견을 넘어 차별과 혐오에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해온 사람들의 이야기요. 훨씬 앞서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한 이들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새삼스럽지만 큰 힘을 얻습니다."사회의 변화는 한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지만, 특별한 한 사람이 없으면 일어나기 힘들었을 변화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기폭제라는 말이 이 사람들처럼 잘 어울리는 경우도 없다."5.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내년에는 건강해야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 삐용삐용 내 몸이 예전같지 않은데 원인을 모르겠다면 호르몬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타이밍입니다- 순간의 감정부터 일생의 변화까지, 내 삶을 지배하는 호르몬의 모든 것!"우리는 내분비계에 과하게 개입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손 놓고 앉아 있어서도 안 된다. 우리는 이 매력적인 물질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하고, 더 나은 치료법 찾기를 멈추지 말아야한다. 유명한 치료사 살바도르 미누친이 일찍이 다음과 같이 말했기 때문이다. "안정은 변화의 적이다."

‘대화하는 뇌’의 핵심 질문 네 가지

연결하고 소통하는 존재인 인류를 뇌과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는 책, 《대화하는 뇌》가 출간됐습니다. 《대화하는 뇌》는 뇌과학, 심리학, 인류학, 사회학을 넘나들며 기억과 연결의 비밀을 탐사하는 책입니다. 그러다 보니 결코 만만하기만 한 책은 아니에요. 독자분들이 책의 핵심 줄기를 놓치지 않고 짚어나갈 수 있도록 핵심 질문 네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이 질문을 따라 책을 읽어가다 보면 대화가 어떻게 인간을 연결하고 확장하는지 파악하실 수 있을 거예요.1. 대화할 때 우리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대화는 여러 가지 과정이 동시에 실행되는 일종의 멀티태스킹입니다. 뇌는 대화를 할 때 근육의 움직임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한편, 상대방과 말이 겹치지 않고 서로 차례를 지킬 수 있도록 조정하죠. 더불어 우리 뇌는 상대방의 질문의 앞부분만을 듣고 나머지 내용을 예측해서 대답할 준비를 합니다. 대화 중 우리의 반응 속도는 실제로 “총알이 발사될 때의 최소 반응 시간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다고 해요.2. 대화와 기억은 어떤 관계인가?뇌의 언어 시스템과 기억 시스템은 타인과 대화가 가능하도록 정교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기억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 언어 시스템 또한 제대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기억은 우리가 대화를 나누기 필요한 전제 조건으로, 공통의 기억은 대화를 통해 상대방과 공유하는 공통 현실이 구성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3. 기억이란 어떻게 형성되며 왜 변화하는가?뇌 깊숙이에 자리 잡은 전방 시상과 해마, 뇌의 바깥쪽 층인 피질의 상호 작용에 의해 기억이 형성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형성된 기억이 언제까지나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속적인 대화에 의해 기억은 미묘하게 뒤틀리고 갱신됩니다. 기억은 여러 층위로 이루어진 일종의 기록인데, 우리가 대화를 나눌 때마다 덮어쓰기와 갱신이 이루어지죠. 대화를 통해 기억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전이되며 이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합니다.4. 대화가 국가를 형성하는 원리는 무엇인가?우리의 사회생활은 ‘집단 기억’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집단 기억이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서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비롯돼요. 즉, 집단 기억은 대화를 통해 창조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집단 기억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다양한 규모의 집단 내에서 공유되는 ‘공통 현실’을 만들어내죠. 그렇게 형성된 공통 현실 중 하나가 바로 국가인 겁니다.여기까지 《대화하는 뇌》에서 등장하는 핵심 질문들을 바탕으로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책의 내용을 포괄적으로 다루려고 했지만, 그래도 간략하게 줄이다 보니 책에 담긴 다양하고 풍성한 예시들이 빠지게 되어 아쉽네요. 더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바탕으로 직접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대화와 국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전과는 달라질 겁니다.​《대화하는 뇌》 서점에서 만나기교보문고: http://bit.ly/4fMimyJ예스24: https://bit.ly/4fJPtmX알라딘: https://bit.ly/3YL6ndT

잡담을 배우는 시간

남들은 쉽게 하는 것 같은데, 저에게는 유독 힘들게 느껴지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스몰 토크, 잡담이에요. 정확한 용건 없이 다른 사람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는 게 저한테는 쉽지 않게 느껴져요. 그래서 낯선 사람과 있을 때는 자연스럽게 침묵을 지키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색하다는 걸 알지만,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대화하는 뇌》를 편집하면서 대화, 그중에서도 잡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습니다. 저자가 인간은 소통과 생존을 위해서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공통 현실‘을 만들어야 하고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곧 대화라는 것, 그리고 대화 중에서도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잡담이 중요해진다는 것을 알려주었거든요. 듣다보니 이따금씩 잡담이 공적인 대화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도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괜히 사람들에게 말을 붙여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이 책은 ’대화하는 법‘에 대한 책은 아니지만, 편집하다 보니 대화를 나눈다는 행위 자체가 조금 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처음에는 가까운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다음에는 헬스장 트레이너 선생님, 그 다음엔 가끔 들리는 동네 카페 사장님께도 말을 붙여 보았습니다.   신기한 건 제가 무슨 말을 꺼내건 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 말을 받아줬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제가 전에 알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이렇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대화의 힘에 대한 저자의 단단한 믿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개인에 불과했던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과정이 이런 걸까 싶기도 했고요.   누구나 대화를 하지만 대화를 나누는 모든 사람이 대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는 못하지요. 저에게 이 책이 부단한 대화의 중요성을 알려주었던 것처럼, 다른 독자분들께도 이 책이 닿아서 대화라는 관점에서 우리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떠세요, 책 《대화하는 뇌》가 걸어오는 대화에 응해주실 수 있을까요?

도래한 AI시대, '토도수학' 에누마 이수인 대표가 말하는 디지털 교육의 미래

사진 출처: 채널예스 표기식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Enuma)’의 CEO이자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보호자이자 확고한 교육철학으로 교육 현장에 균열을 내고 있는 이수인에게서 발견하는 인사이트.2019년, 총상금 1500만달러의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Global Learning XPRIZE)' 대회의 우승자가 발표되었다. 영국 비영리단체 원빌리언과 함께 공동 우승을 한 팀은 한국의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Enuma)’였다. 에누마는 어떻게 세계가 주목하는 에듀테크 기업이 됐을까.시작은 장애가 있는 자신의 첫째 아이였다. 그 자신의 속도로 학습해야 하는 아이를 위해 이수인 대표는 2012년, 에누마를 창업하고 학습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토도수학’은 전 세계 20개국의 애플 앱스토어에서 교육 부분 1위 앱으로 자리매김한다. 뜻밖에도 이 제품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목표가 변한다. 언어가 달라서, 가정 환경이 달라서 혹은 그밖의 다양한 이유로 교실에서의 속도와 맞지 않는 아이들 모두에게 자신의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이수인 대표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서 ‘모든 아이들’로 시선을 확장시킨다. “아이들은 각자 매우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고 다른 속도로 배운다.”(61쪽)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는 이수인 대표가 자신의 아이와 만나고, 새로운 길을 만들고, 큰 도전을 하고, 더 많은 아이들에게 꼭 맞는 학습을 제공하기 위해 애쓰는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빼곡하게 담은 책이다. 기업 경영서이기도, 스타트업의 도전기이기도, 교육 철학서이기도, 장애 아동을 키우는 보호자의 수기이기도 한 이 책에서 다가올 AI 시대를 살아갈 모두가 의미 있는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심화된 전 세계의 학습 격차Q. ‘에누마’의 씨앗이 싹튼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16년의 시간을 책으로 담으셨어요. 이 시간은 큰 변화의 시간이기도, 성장의 시간이기도 했던 것 같거든요. 그 가운데, 특별히 이수인이라는 한 개인에게는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이 시간을 통해서 저는 인간이 변하는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된 것 같아요. 예전의 저를 다른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16년 동안 많이 바뀌었거든요. 그것이 참 재미있어요. 지난 16년 동안 저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사람, 성장하는 사람,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는데요. 그래서 굉장히 감사한 시간이기도 하죠. 나 좋은 사람이 되었어, 이런 느낌이랄까요.(웃음) Q.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에누마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되었잖아요. 그 점 역시 개인의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을까요? 그렇기도 하지만요. 회사의 목적이 확장되고 나서 느끼고 있는 건 오히려 멀미에 가까워요. 세상이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중이거든요. 갈수록 더 심해요. ‘토도수학’을 만들고 난 뒤에 이것을 아주 어릴 때부터 선행 학습용으로 쓰는 걸 봤어요. 3살, 심지어 2살 아이들도 이것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을 아니까 보호자들이 전보다 훨씬 빨리 선행 학습으로 시작하시더라고요. 저희가 ‘킷킷스쿨’을 시작하고,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대회에 도전을 할 때 전 세계 2억 5천만 명이 문맹이었고요. 그러다 팬데믹 와서 2-3년간 학습 공백이 생기는 바람에 전 세계의 학습 격차가 훨씬 심해졌어요. 문맹인 아이들은 훨씬 더 늘어났죠. 그 와중에 AI의 시대를 사는 아이들은 앞으로 더 빨리 나가고 있거든요. 저는 양쪽에 다 공감하고, 양쪽을 다 고민하려고 노력하는데요. 언제까지 양쪽 세계를 제정신을 차리고 볼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약간 막막할 때가 있긴 해요. Q. “장애가 있는 아이들”(76쪽)에서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77쪽), 나아가 “모든 아이들, 장애가 있는 아이들까지도”(77쪽) 사용할 수 있는 학습 도구로 회사의 목적이 확장되었죠. 그렇기 때문에 해야 할 고민도 훨씬 많아졌을 테고요.멀미가 난다고 표현을 했는데요. 그러니까 저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바라보는 영역을 기초 교육으로 한정했거든요. 왜냐하면 이것은 모든 인간이 결국 언젠가는 통과해야 하는 부분이니까요. 때문에 만들고 있는 것 자체의 난이도가 달라지진 않았는데요. 생각해야 될 것들은 옛날보다 훨씬 더 늘어났죠. 워낙 다양한 사례가 있고, 더 새로운 기술을 요구하는 세상이 있거든요. 또 과거 우리가 ‘이 정도는 배우고, 이 정도의 체계는 갖고 있겠지’라고 생각한 곳의 학교가 무너지거나 시스템이 무너져 버리는 것도 보게 됐고요. 그래서 고민이 많아졌다기보다 이것이 실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매일 깨닫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일단 아이들이 전에 비해 훨씬 빨리 선행을 해요.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공부량이 계속 많아지고 있어요. 저희가 ‘토도수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아이들이 학습지로 문제를 풀었어요. 한 페이지 풀기, 30분 공부하기를 너무 힘들어 했는데요. 태블릿으로, 좋은 프로그램으로 공부를 하면 20-30분에 거의 100개의 문제를 풀 수 있거든요. 옛날보다 빨리 배우는 거예요. 그럼 보호자 분들이 만족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학교에도 가기 전에 영어도 학교 들어간 애들이 배울 만큼, 수학도 학교 가는데 다 배울 만큼, 한글도 그만큼 하는 식으로 꽉꽉 채우기만 해요. 저는 아이들이 괴롭지 않게 하려고, 도와주려고 하는 것인데 공부를 더 채워 넣는 상황을 보면 되게 괴로워요. 게다가 요새는 디지털 리터러시, AI까지도 가르쳐야 하잖아요. 코딩도 물론이고요. 이런 식으로 배워야 될 것이 계속 늘어나요.한편으로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문제 가운데 ‘읽은 글을 믿어도 되는가’라는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UN에서 쓰는 아이들용 기초 학력 시험에 이 문장이 참인지 거짓인지 가리는 문제가 들어왔거든요. 예를 들어 ‘개는 알을 낳는다’ ‘사람은 하늘을 난다’ ‘물고기가 헤엄친다’ 같은 문장을 준 다음 맞는지 틀리는지 말하라는 거예요. 과거에는 읽는 법만 가르치면 됐지만 지금은 달라요. 거짓 뉴스는 물론이고 모바일로 참이나 거짓을 구별할 수 없도록 모든 것이 쏟아지는 상황이니까요. 정보보다 판단이 중요한 시대로 바뀐 거고요. 고차원적인 지적 능력이 없다면 읽는 것 자체가 실은 더 위험한 시대가 되었어요.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이게 정말 끝도 없는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사진 출처: 채널예스 표기식당연히 보호자가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고 싶어할 거라고 한국 사람들은 상상하지만요.굉장히 많은 곳에서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조차도 사회적 합의가 없어요.그런 조건의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것이 현대의 국가가 하는 일이고,그것이 공교육이거든요.디지털의 희망 ​Q. “학교에서의 모든 경험이 아이가 삶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천천히 이해하게 되었다.”(205쪽)고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맥락에서 “디지털 학습의 존재 의미”(184쪽)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꽤 많이 헷갈려 하고 있는 것이 ‘디지털 기기가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는 말 같아요. 따져보면 디지털 기기를 잘 사용하는 방법 역시 아무도 안 알려줬잖아요. 성인은 디지털 기기를 보면 어디서나 일하게 해주는 기기로 이해하겠죠. 하지만 아이들은 이걸 보면 게임하고 유튜브 보는 등 그냥 소비하는 데 써요. 나쁜 방법으로 쓰거나 피싱을 당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그럼에도 제대로 쓰는 방법을 안 가르쳐주니까 디지털이 아동, 청소년에게 엄청난 악영향을 끼치고 결국은 그들의 삶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는 거거든요.반면 지금의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좋은 디지털을 사용하는 기술이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직업을 갖기도 어렵겠죠. AI를 활용해 증강된 세계 인력과 경쟁하는 부분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요. 이러한 현실 때문에 저희는 학교에 제대로 된 디지털 경험을 보급하려고 해요. 또 이것을 바르게 사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죠. 디지털을 이용해 미래의 직업을 더 잘 준비할 수 있는 사회로 가길 바라는 거예요. 지금도 학습이 어렵고, 보호자가 신경 못 쓰는 아이들은 하루 8시간씩 쓸데없는 비디오 게임을 하는 식으로 끌어내려지고 있거든요. 그런 아이들까지 더 나은 그 디지털을 통해 생산하고 생각하는 인간으로 학교가 바꿔줄 수 있어야 돼요. 이 부분에서 저는 디지털이 많은 것을 개선할 거라고 믿는 사람이니까 사실 희망을 보고 있어요.Q. 지금 가장 집중하는 이슈는 무엇인가요?  AIDT라고, 한국의 AI 디지털 교과서가 내년부터 시작될 거예요. 저희도 참여하고 있는데요. 그 사업이 현재는 저희의 가장 커다란 이슈예요. 그것이 옳게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이걸 보고 있는 해외 나라들이 되게 많거든요. 저희가 그동안 관심을 두고 나라들이 결국 디지털 정책에 관심이 있었던 나라들이고, 한국의 AIDT 모델 같은 게 쓸 만한지 지켜보고 있고요. 그래서 만약 한국에서 이 정책이 어느 정도 옳게 펼쳐지면 글로벌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질 거예요.또 하나는 결국 AI예요. AI가 교육의 목적을 바꿔 놓을 거거든요. 기초 교육에서는 그 압력이 줄었지만 여태까지는 한 사람이 시험을 쳐서 몇 점을 받느냐가 중요했잖아요. 그러니까 이 아이의 CPU의 퀄리티를 증명하는 식이었단 말이죠. 회사들은 그 칩을 사다가 회사를 구성하고요. 하지만 그런 식의 프로세스는 AI가 꽤 많이 해 줄 것이기 때문에 다른 역량이 필요해졌어요. 한국도 ‘질문을 잘 하는 것’이 이번 교육 과정에 되게 중요하게 들어왔거든요.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부분도 그렇고요. 한국이 2032년에는 수능을 논술 중심으로 바꿀 거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잖아요. 이런 식으로 사회가 어떤 사람을 만들어낼 건인가에 관한 기준이 바뀌는 중이라서요. 굉장히 신경 써서 교육의 변화를 보고 있어요. 생각보다 변화가 빠르게 올 거예요. 사진 출처 : 에누마 인터뷰 전문 보기 : Click!《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 서점에서 보기!교보 https://bit.ly/3Z8iy6k예스24 https://bit.ly/4e3F4BA알라딘 https://bit.ly/4eb3v0b

노스탤지어, 우리는 왜 경험하지 않은 과거를 그리워할까? 저자 인터뷰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의 저자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는 영국의 감정사학자입니다. 저자는 노스탤지어의 기원인 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의사들이 노스탤지어를 치명적 질병으로 간주하는 시절까지 올라갑니다. 현재의 노스탤지어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과는 다르지만 저자는 노스탤지어와 우리의 문화적 관계가 처음 발견된 이후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집단적 노스탤지어는 종종 도덕적 혼란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장기적인 심리적 영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날로그 기술에 대한 사랑을 재발견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최근 일어나는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전에도 이런 노스탤지어는 존재했습니다.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세상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좋던 나쁘던 아직 세상은 망하지 않았죠. 적어도 정치적으로 노스탤지어가 사용되는 일부 사례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매우 근시안적이고 역사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요. 사실이 아닌 과거의 이미지를 투영할 수 있다는 것, 사실 과거는 그러지 않았을 수 있지요. 노스탤지어의 의미와 모든 것을 담은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의 저자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의 인터뷰 지금 만나보시죠.Q. 우리가 회상하는 과거, 그 당시에도 사람들은 그 이전 시기를 회상하고 있었다고요.네 맞아요. 아니면 지금 사는 사람들처럼 현재에 대한 불만이 많은 삶을 살고 있었을 거예요. 요즘 소셜 미디어에서 '전업주부' 현상이 유행하고 있어요. 집에서 밥을 하는 전통적인 주부의 부활, 그렇게 되고 싶다는 분위긴데요. 하지만 문제는 70년 전이나 그 전에는 모든 여성의 삶이 그런식으로(지금 상상하는 전업 주부) 살았다는 생각입니다. 그건 사실이 아니거든요. 그런 삶(집에서 편하게 밥을 하는) 살 수 있었던 사람은 극소수였으니까요. 그래서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현상은 좀 웃기죠. (연설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Q. 노스탤지어를 부정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특정 정치인들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경우인 것 같아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사람이 그 문구를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듣게 되어 놀란 기억이 있어요. 그들은 결코 찾을 수 없는 것을 요구하고 있더라고요.그 슬로건의 절대적인 힘이 바로 그것입니다.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해서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을 수 있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하면 ‘다시’가 언제 ‘위대하다’는 뜻인지 구체적이지 않아요. 누구나 이 슬로건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미국이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주체성, 권한 부여, 개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 슬로건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Q. 과거를 왜곡해서 그리워하는 것, 이것이 노스탤지어의 가장 큰 부정적인 영향인 것 같아요. 그럼 노스탤지어가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최근 현대 사회를 살펴보면 공공의 영역에서 감정을 회피하려는 사회적, 문화적 경향이 만연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목표 중 하나는 역사가로서 과거는 아주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노스탤지어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노스탤지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과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계속 관심을 갖게 만든다고 생각해요.뇌과학의 발달은 부정적 평가가 주류였던 노스탤지어의 위상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꿔놓고 있습니다. 뇌스캐닝 연구에 따르면 노스탤지어를 느낄 때 우리는 외로움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줄어든다고 해요. 노스탤지어는 일종의 정서적 갑옷이 될 수 있죠. 노스탤지어가 미래에 대한 낙관적 태도를 키워주고 창의적인 생각을 유도한다는 연구도 있고요.단일한 형태의 노스탤지어보다는 여러 가지 노스탤지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정확합니다. 노스탤지어는 그저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급진적이고 개혁적일 수 있어요. 반드시 반동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매우 ‘진보적’변화를 간절히 바라는 공동체의 필요성에 부응하는 일 수 있으며, 사람들이 현재와 미래를 지향하는 긍정적 행위를 하게끔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인터뷰 출처:Click!